다음달 14일부터 수수료율 0.07→0.1% 인상변경
경쟁사 잇단 수수료 이벤트에 투자자 이탈 가능성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카카오페이증권이 미국 주식 온라인 매매수수료율을 인상한다. 지난해 수수료율 인하 효과를 톡톡히 본 터라 이번 수수료율 인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증권 측은 인상 후에도 여전히 저렴한 편이라고 강조했으나 최근 잇달아 경쟁사들이 이벤트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이 떠나기에는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최근 미국 주식 온라인 매매 수수료율을 기존 0.07%에서 0.1%로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변경 시기는 다음달 14일 오후 5시다.
2020년 출범한 카카오페이증권은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낮은 수수료를 내세우면서 미국 주식 투자자들을 공략해 왔다. 당초 미국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는 0.25%였으나 0.1%로 꾸준히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 2월에는 업계 최저 수준인 0.05%로 인하했다. 이후 약 1년 만인 지난 2월 수수료율을 0.07%로 올린 뒤 약 9개월 만에 0.1%로 올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기존 업계 최저수준이었으나 사용자 혜택 지속을 위해 소폭 조정하기로 했다"며 "조정 후에도 여전히 최저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에 증권시장에 진출한 토스증권도 해외주식 매매 수수료율을 0.1%로 적용하고 있다.
다만, 그간 카카오페이증권은 토스증권 대비 저렴한 수수료가 강점이었는데, 이마저도 이번 수수료 인상으로 사라진다면 토스증권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 올 상반기 카카오페이증권은 당기순손실 197억7500만원을 기록한 반면, 토스증권은 당기순이익 343억원을 기록해 격차가 전년 동기 대비 더욱 벌어졌다.
카카오페이증권에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말 그대로 '효자'다. 실적에서 수수료 수익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그중에서도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수수료 79억4673만원 중 외화증권 수수료 수익은 52억2601만원으로 약 66%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미국주식 수수료율이 0.1%였던 2022년의 수수료 수익은 23억6568만원으로, 수수료율이 더 낮았던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에 수수료율 인상이 수수료 수익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서학개미 열풍이 사그러들지 않자 경쟁사들은 잇달아 신규·고객 대상 미국 주식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개설 후 90일간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으며, 90일 이후에도 0.07%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또 삼성증권은 개설 이후 9개월간 온라인 거래수수료를 0.03% 적용한 이후 0.07%로 올린다. 이 밖에도 키움증권도 온라인 거래 수수료율을 0.07%로 적용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0.1%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한 증권사들도 많아 투자자들이 이탈을 결정할 수도 있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증권만의 편의성과 혜택으로 투자자들과 소통할 것이며, 조정 이후 더욱 견실한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해외주식 거래 사용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의 지속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11일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미국 대선 토론방'을 신설하는 등 미국 주식 투자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대선과 같은 증시에 큰 변수를 주는 이벤트의 경우 판세에 따라 주가의 등락이 오가는데, 이와 관련해 토론을 하려면 관련 특정 종목의 토론방을 방문해야 했다. 그러나 미국 대선 토론방은 대선과 관련된 투자 정보와 시장 반응을 한 눈에 볼 수 있다.